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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해력강의 중국 “네팔, 중국에 배상 요구 없을 것”…녹색발전 선도· 기후위기 공동책임론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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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인 작성일26-09-07 17:03 조회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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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해력강의 히말라야 네팔·중국 국경지대에서 발생한 대홍수를 계기로 중국은 개발도상국의 기후 피해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기후 정의’ 요구에 직면했다. 중국은 네팔의 배상 요구를 사실상 거절하면서 자국이 탄소 배출 감축에 적극적으로 나섰다고 주장하고 있다.
주네팔 중국대사관은 3일(현지시간) 장마오밍 대사가 시시르 카날 네팔 외교장관과 만났다고 공식 웹사이트에서 전했다. 장 대사는 중국이 네팔의 재난 구호 활동을 다양한 방식으로 지원해 왔다며 양측이 협력한다면 반드시 재해를 극복하고 위기를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 대사는 기후변화는 전 인류가 직면한 공통 과제이며 모든 나라가 영향을 받는다며, 네팔을 포함한 국제 사회와 지속해서 협력해 기후 변화의 부정적 영향을 효과적으로 예방하고 완화해 나갈 뜻이 있다고 밝혔다.
대사관에 따르면 카날 장관은 중국의 네팔 구호 지원에 감사하고 기후 변화 대응이 국제 사회의 공동 책임이라는 중국의 견해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카날 장관은 네팔은 중국을 포함한 특정 국가로부터 ‘기후 정의에 따른 배상’을 요구할 의도는 없으며, “유엔기후변화협약과 파리협정의 틀 안에서 국제적인 배상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의 회동은 카날 장관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네팔 칸티푸르TV 인터뷰에서 중국·미국·인도 등을 거론하며 UN회의 등에서 탄소 배출량이 많은 국가에 기후 위기로 인한 피해 배상을 요구하겠다고 밝힌 지 사흘 만에 이뤄졌다. 카날 장관은 “탄소 배출량을 보면 중국·미국·인도 등 대국들과 산업화한 국가들이 기후변화에 가장 큰 원인을 제공했다. 네팔의 기여도는 제로에 가깝다”며 “하지만 그로 인한 가혹한 피해와 비용은 네팔 국민이 치르고 있다”고 말했다.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3일 카날 장관의 발언에 대해 “중국은 항상 세계적인 녹색 발전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크게 기여해 왔으며, 세계 최고 수준의 탄소 집약도 감축을 목표로 하는 ‘쌍탄 정책’ 목표를 적극적이고 꾸준히 이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의 쌍탄 정책은 2030년 탄소 배출량이 정점에 이르도록 하고 2060년까지 탄소 중립을 이루겠다는 것을 말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해 2035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정점 대비 7~10% 낮추겠다는 목표를 내놓았다.
유엔의 최고 사법기관인 국제사법재판소(ICJ)는 지난해 7월 기후변화협약이 각국에 부과한 엄격한 의무를 지키지 않는 것은 국제법 위반이라며, 기후 피해를 입은 국가들이 기후 위기를 일으킨 국가에 피해 배상을 요구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 5월 “기후 위기 대응 불이행은 국제법 위반”이라는 ICJ의 의견을 재확인했다.
카날 장관의 유엔 기후변화협약과 파리협정 언급에 대한 중국 측 발표는 탄소 배출 감축에 적극적인 자국이 특정 국가의 개별 소송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을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세계 최대 탄소 배출 국가지만 가장 급진적인 탄소 배출 감축 계획을 세워 이행하고 있다고 평가받는다.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위주로 전환하고 전기차를 빠르게 보급하면서 당초 2030년으로 예정된 중국의 탄소 배출 정점(탄소 피크) 시점도 앞당겨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핀란드 에너지·청정대기연구센터는 호르무즈 해협 위기 여파에 따른 석유 소비 감소로 올해 2분기 중국의 탄소배출량이 전년 동기보다 1% 줄었다는 관측 결과를 내놓았다. 중국의 급진적 탄소 배출 감축 정책은 석유 의존을 최소화하려는 에너지 안보 목적도 갖고 있다.
중국은 국제사회에서 ‘개도국의 발전 권리’를 대변하는 강대국으로서 리더십을 확보하려 해 왔다. 중국은 유럽연합(EU)이 도입하려는 ‘탄소 국경조정제도’를 국제 무역 원칙을 위반하는 보호무역 조치이며 개발도상국에 불공평하게 부담을 준다고 반발했다. 중국산 태양광과 풍력발전 제품에 대한 관세 도입도 세계의 녹색 발전을 늦춘다고 비판해 왔다. 중국은 일대일로 사업을 통해 개도국에 철도 인프라를 짓고 태양광·풍력·수력 발전소를 공급하면서 녹색 발전을 대안으로 내세워 왔다.
중국은 선진국의 기후 위기를 내세운 산업 규제 정책을 비판해 왔지만 선진국을 향한 개도국의 기후정의 요구에는 다소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 왔다. 유엔 기후변화협약에 따르면 선진국은 자금 공여를 통해 개도국의 기후위기 대응을 지원할 의무가 있다. 덴마크, 영국 등이 기후기금에 자발적으로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은 2024년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에서 자국은 개도국이라는 점을 내세워 기여국에 동참하라는 요구를 거절했다고 전해진다. 중국의 개도국 녹색 발전 지원은 양자관계 또는 일대일로 사업의 틀에서 이뤄지고 있다.
다만 중국의 국력이 커지면서 중국을 선진국으로 분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강해질 전망이다. 중국의 명목상 1인당 국민소득은 1만~1만2000달러로 브라질 등과 비슷하지만, 베이징이나 상하이 등 1선 도시는 3만 달러 선으로 선진국 수준이다. 중국은 지난해 세계무역기구(WTO)에서 현행 개도국 지위를 유지하면서도 개도국 지위에 따른 특혜를 포기하겠다고 밝혔다.
히말라야산맥에서 시속 170㎞가 넘는 속도로 내려온 9m 높이의 흙탕물이 계곡과 마을을 덮쳤다. 지난달 26일(현지시간) 오후 네팔과 중국의 국경 지대인 네팔 랑탕 국립공원 인근에서 시작된 산사태와 홍수는 수십분 만에 100㎞가 넘는 협곡을 쓸고 내려와 하류의 라수와와 누와코트 등을 초토화했다. AP통신 등 주요 외신 보도에 따르면 2일(현지시간) 기준 네팔과 중국 당국의 집계를 종합한 사망자는 최소 1130명, 실종자는 4432명에 달한다.
이번 재난은 히말라야 고산지대에서 대규모 암석과 얼음이 무너져 내리면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탄소를 거의 배출하지 않은 네팔은 기후변화로 인한 대형 재난의 최전선에 있다. 지난 1일 네팔 환경단체 ‘프로 퍼블릭’(Pro Public)의 프라카시 다할(Prakash Dahal) 활동가를 화상으로 인터뷰하고 현지 상황을 들었다. 수도 카트만두에서 상황을 주시하고 있는 그는 네팔 국민들이 전례 없는 재난에 충격을 받은 동시에, 녹아내리는 빙하가 또 다른 재난을 불러올 수 있다는 공포에 휩싸여 있다고 전했다. 인터뷰는 일문일답식으로 재구성했다.
-이런 규모의 재난을 본 적 있습니까.
“이 나라 누구도 이런 광경을 본 적이 없을 겁니다. 지진이나 홍수로 인한 참상은 있었지만 이번에는 좁은 하천을 따라 갑자기 2억㎥의 물이 내려왔고, 물 높이는 9m까지 치솟았습니다. 큰 버스들도 장난감처럼 이리저리 떠밀려갔습니다. 정말 거대했고, 강력하고 사나웠습니다. 물뿐 아니라 진흙, 슬러지, 얼음이 뒤섞여 있었습니다. 남은 것은 진흙과 잔해뿐입니다. 3~4층 건물이 있던 곳이라는 사실조차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네팔 사회는 재난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요.
“많은 구호 활동이 진행 중입니다. 총리 주도로 각계각층에서 사람들이 마음을 모으고 있고, 국제기구도 모금을 진행 중입니다. 문제는 피해자들의 심리 상태입니다. ‘1m 앞에서 아버지가 휩쓸려가는 것을 봤다’ ‘집 전체가 사라지는 것을 봤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물살이 너무 강해 붙잡고 있던 어머니, 할머니의 손을 결국 놓을 수밖에 없었다는 이들도 있습니다. 이들은 너무 슬프고 참담해 아무 반응도 할 수 없는 상태입니다. 악몽 같은 장면에서 빠져나오지 못해 아무 말도 하고 싶어 하지 않는 이들이 많습니다. 이들에겐 아무것도 남지 않았습니다. 재산도, 돈도, 땅도 사라졌습니다.”
-경보 시스템은 왜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습니까.
“일부에서는 정보를 공유하지 않았다며 중국에 책임을 묻고 있지만, 증거 없이는 단정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네팔 쪽에는 국경 지점에 모니터링 시스템(수위계)이 하나뿐인데, 물살이 몰려오자 작동을 멈췄습니다. 홍수는 국경에서 트리슐리강까지 100㎞에 달하는 구간에 피해를 냈지만 하류에 있는 사람들조차 대피하지 못했습니다. 사람들은 경보가 아니라 홍수가 만들어낸 무시무시한 굉음을 듣고 나서야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물살의 속도는 시속 179㎞였다고 합니다. 사람이 달려서 이를 피할 가능성은 없습니다.
우리 단체는 유엔의 녹색 기후기금(GCF)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네팔 히말라야 지역의 ‘빙하호 붕괴 홍수’(GLOF) 위험을 줄이기 위한 조기경보 체계 등을 구축하는 사업을 2018년부터 GCF에 제안해 왔지만 승인은 지난해 7월에서야 이뤄졌습니다. 승인이 조금만 더 일찍 됐더라면 훨씬 많은 일을 할 수 있었을 겁니다. 국제 사회는 히말라야 빙하호 위협의 심각성을 충분히 인식하지 못했습니다.”
-피해 지역뿐 아니라 다른 지역 주민들도 재난이 반복될까 두려워하고 있나요.
“그렇습니다. 사람들은 지속적인 공포 속에 살고 있습니다. 네팔은 북쪽에 산과 빙하가 길게 이어진 나라입니다. 누구에게나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이들이 히말라야 관광으로 수입을 얻는데, 한 번도 본 적 없는 재난이 일어난 후 분명히 인식이 달라졌습니다. 또 다른 위험이 있을까 불안해합니다.”
-네팔은 전 세계 탄소 배출에 거의 기여하지 않았습니다.
“우리의 비중은 0.1%도 되지 않습니다. 네팔 주요 산업은 관광입니다. 대규모 공장도 별로 없고 탄소 배출에 크게 기여하지 않았습니다. 부유한 나라도, 대규모 산업국가도 아닌 우리가 기후변화의 대가를 치르고 있습니다. 생명과 재산으로 치렀습니다. 이것은 기후정의가 아닙니다. 누가 오염시켰습니까? 누가 지구온난화를 촉발했습니까? 기여하지 않은 우리가 고통받고 있습니다. 무고한 사람들이 휩쓸려 갔고, 인프라도 파괴됐습니다.”
-네팔 사람들에게 히말라야는 신성한 존재입니다. 신성한 산에서 재난이 시작된 것을 사람들은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습니까.
“네팔뿐 아니라 티베트인과 인도인들도 히말라야를 신성하게 여깁니다. 카일라스산을 오가던 인도 힌두교 순례객들도 재난에 휩쓸렸습니다. 아이러니입니다. 숭배하던 산이 공포를 주고 있으니까요. 그러나 사람들은 신이나 자연을 탓하지 않습니다. 자연에는 자연의 방식이 있고, 인간이 자연과 어떻게 함께 살아갈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국제 사회는 어떻게 네팔을 도와야 합니까.
“이미 국제사회는 협력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사람이 죽은 후 애도를 표하고 구호물자를 보내는 방식에 머문다는 겁니다. 이미 사라진 생명은 돌아오지 않습니다.
우리에게 남은 선택지는 많지 않습니다. 빙하가 녹는 것을 돌이킬 수는 없습니다. 빙하호 붕괴는 오늘이 아니더라도 6개월 뒤 혹은 내년에 다시 일어날 수 있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발생 자체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피해를 줄이는 것입니다. 국경을 넘는 모니터링 체계를 만들고, 어떤 빙하호가 불안정한지 데이터를 마련하고, 정보를 공유하고, 재난이 닥치기 전에 사람들에게 알려야 합니다.”
-e메일에서 세계에 ‘부정의에 대한 히말라야의 절규’(Himalayan cry of injustice)를 전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무슨 의미입니까.
“죄를 저지르지 않은 사람이 처벌받고 있다는 뜻입니다. 우리는 특히 선진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에 책임이 있다고 봅니다. 그들이 많은 탄소를 배출했고 지구온난화를 가속했습니다. 네팔이 한 일이 아닙니다. 그런데 우리가 고통받고 있습니다.
경고가 부족했던 것이 아닙니다. 지구온난화는 현실이고, 전 세계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지구온난화가 빙하를 녹이고 있고 빙하호는 커지고 있습니다. 산이 경고했고, 강이 경고했고, 학자들도 경고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 경고에 행동으로 대응하지 않았습니다.
네팔 정부만을 탓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들은 의지가 있어도 자원이 부족합니다. 국제사회가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기술과 자원, 연구, 데이터가 있다면 파괴의 규모를 줄일 수 있습니다. 더 이상의 인명 피해와 시설, 집의 파괴를 원하지 않는다면 행동해야 합니다. 우리는 다음 재난을 기다릴 수 없습니다. 경보시스템 하나를 구축하는 데 7~8년이 걸려서는 안 됩니다. 네팔 혼자서는 할 수 없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 대화 재개 의지를 밝힌 후 기대와 동시에 우려가 커지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대화에 응하는 조건으로 무엇을 요구할 것인가. 비핵화 논의가 빠진 북·미 정상회담에선 무엇이 논의될 것인가.
미 싱크탱크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의 안킷 판다 선임연구원은 1일(현지시간)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치를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대표적인 북한 핵무기·미사일 전문가인 판다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비핵화는커녕 향후 5~10년 내에 미사일 군축에 응할 가능성도 크지 않다고 봤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공존을 위해 사려 깊은 협상을 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그럼에도 판다 선임연구원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단 낫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이 열어준 기회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른 선택지는 아무 일도 하지 않는 것뿐인데, 이는 북한이 핵무기를 200개 가까이 늘릴 때까지 기다리는 것”과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관계의 조건을 근본적으로 재구성해 대화의 물꼬를 틀 수만 있다면 그 자체로도 정상회담을 추진할 가치가 있다”고 봤다. 아래는 판다 선임연구원과의 일문일답 요약.
- 북한이 회담에 응할 것이라고 보는가.
“북한은 비핵화나 핵 군축을 논의하기 위해 협상 테이블로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협상의 의제가 북·미 관계의 새로운 정립에 관한 것이라면 응할 수 있다고 본다. 북한이 다시 협상 테이블에 나온다면, 북한은 역사상 처음으로 러시아·중국·미국 모두와 좋은 관계를 유지할 기회를 얻게 된다. 이는 북한에 상당한 운신의 여지를 준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를 조정하거나 해제하게 할 가능성도 있다.”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미국과 이란의 협상 과정을 지켜봤을 텐데, 과연 트럼프 대통령을 신뢰할까.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신뢰하지 못할 것이다. 다만 그는 미국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생포하고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를 암살하는 것을 면밀하게 지켜봤을 것이다. ‘참수’를 가장 큰 위협으로 여기는 김 위원장으로선 트럼프 대통령의 잠재적 표적이 되고 싶지 않다는 우려가 있을 것이다. 동시에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시리아와 사실상 관계를 정상화하고 제재를 해제한 것 역시 주의 깊게 봤을 것이다. 이런 모든 요인이 김 위원장에게 협상에 응하면 얻을 것이 있다는 판단을 내리게 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 당신은 미국이 북한 비핵화보다 ‘안정적 공존’ 관계 형성에 집중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런 접근이 북한에 파키스탄 같은 사실상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해주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도 있다.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에서 공식 핵보유국 지위 인정은 어차피 불가능하지만, 이미 북한은 국제 체제 안에서 얻을 수 있는 핵 지위의 원천을 사실상 모두 확보한 상태다. 한국과 일본도 정치적으로는 인정하지 않지만, 정부 기관 평가나 군사 대비 차원에서는 이미 이를 (실재하는 위협으로) 받아들였을 것이라고 본다. ‘비핵화’는 21세기 초까지의 언어였다. 그 시대는 끝났다. 21세기 한반도를 위한 새로운 용어는 ‘공존’이어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평화적 공존’을 이야기하지만, 그것은 도달하기에 너무 높은 기준이다. 나는 ‘안정적 공존’이 현실적인 목표라 본다. 이는 핵을 가진 북한과 우리가 계속 적대적 관계로 남겠지만, 위기의 순간이 오더라도 대규모 충돌이나 핵전쟁으로 번지지 않고 공존할 수 있도록 보장하자는 것이다. 비핵화 목표 자체를 없애자는 주장이 아니란 점은 분명히 하고 싶다. 한·미·일은 한반도 비핵화란 장기적 목표를 유지할 수 있다. 다만 이를 공개적으로 계속 말하고 그것을 정책의 토대로 삼는 건 사실상 북한의 문이 계속 닫히도록 만드는 것이며, 이는 이 문제를 다루는 실용적인 방법이 아니라고 본다. 북한과의 관계의 성격 자체를 바꾸려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만으로도 미국과 동북아 동맹국들에는 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 북핵 위협은 어느 정도 수준인가.
“미국에는 러시아·중국·북한이란 세 개의 핵 적대국이 있다. 이 중 북한은 우리와 외교적 관여가 전혀 없고, 핵 위험을 관리할 능력조차 없는 유일한 나라다. 자원이 부족하고 약한 나라인 북한은 핵전력을 매우 위험한 방식으로 배치·운용하고 있다. 전략적 상황 인식 능력이나 조기 경보 능력이 충분치 않기 때문에 전쟁이 시작될 경우 핵무기를 매우 빠르게 사용하려 들 위험이 있다. 위험의 주요 원천은 북한 쪽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미국·한국·북한 사이의 전략적 상호작용에도 있다. 가령 북한 핵무기를 파괴하기 위한 한국의 킬체인(도발 원점 선제 타격) 능력은 북한이 핵무기에 더 의존하고, 충돌 초기에 핵무기를 사용할 유인을 만들어 낸다. 따라서 세 나라 모두 이러한 위험이 존재한다는 것을 인정하고 협력의 공간을 만들어 내야 한다.”
- 완전한 비핵화가 더 이상 현실적인 목표가 아니라면 앞으로의 협상에서 첫 번째 목표는 무엇이 돼야 하나.
“핵 동결 같은 협상을 이뤄내면 좋겠지만 북한이 그에 동의할 가능성은 전혀 없다. 우리는 기대를 낮춰야 한다. 현실적으로 대화가 시작될 수 있는 지점은 정례적 만남을 만들거나 연락사무소를 설치하는 등 정치적 관계부터 구축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그렇게 한다고 해서 곧바로 전쟁 위험이 낮아지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 5~10년 이내에 북한과 미사일 군축 같은 논의를 할 수준까지 갈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 지금은 그런 단계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있다. 다만 시간이 지나면서 양자 접촉 기회가 쌓이다 보면 미·북이 서로가 느끼는 안보 위협에 대해 논의할 수 있는 공간이 생길 것이다.”
-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만나 악수하고 사진만 찍은 후 그 대가로 뭔가를 내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실제 그럴 위험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공존을 위해 사려 깊은 협상을 할 것으로 생각하진 않는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만 가능한 것이 있다. 그에게는 북한 문제를 위해 ‘정치적 자본’을 쓸 의지가 있다.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은 그럴 의지가 전혀 없었기 때문에 그의 재임 기간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아마 트럼프 이후의 대통령들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만난다고 해서 당장 의미 있는 군축 합의가 도출될 거라 기대해선 안 된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미·북 사이 대화 조건 자체를 근본적으로 재구성한다면, 차기 미국 행정부가 그 토대 위에서 다른 무언가를 모색해 볼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북한 역시 미국과 새로운 관계를 구축하는 데 관심을 갖게 될 가능성이 있다. 나는 그것만으로도 (대화를) 추진해 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에게 남은 다른 선택지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채 기다리는 것뿐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다음번 미국 대통령이 뽑힐 때쯤 북한은 핵무기를 160개, 어쩌면 200개 가까이 갖게 될 수도 있다. 위협은 선형적으로 증가한다. 북한의 궤도를 바꾸려면 조금이라도 더 일찍 개입해야 한다.”
- 그렇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협상 테이블에 끌어내기 위해 한·미 연합훈련을 축소한 것은 감수할만한 가치가 있었다고 보나.
“아니, 그것은 나쁜 선택이었다. 연합훈련 축소는 북한에도 중요한 유인책이 되지 못했고, 오히려 한·미 동맹에 더 큰 해를 끼쳤다. 북한에 이런 양보를 선제적으로 제공하는 것은 올바른 방식이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말 김 위원장을 만나고 싶다면 한·미 동맹을 훼손하거나 훈련을 축소할 것이 아니라, 미국이 북한과 근본적으로 다른 관계를 구축할 것이라는 신뢰할만한 성명을 발표해야 한다.”
- 적대적인 북한 정권과 트럼프 대통령의 ‘코리아 패싱’ 우려 때문에 한국 정부가 처한 상황이 녹록지 않다.
“한국 정부는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될 경우 그에 따른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비하기 위해 일종의 ‘파이어(fire) 팀’(화기분대, 즉 소규모 전담팀)을 가동할 필요가 있다. 정상회담이 열렸을 때 한국 정부로선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가령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외교 관계를 정상화하면 어떻게 될까. 미국 대통령이 외국 정부를 승인하고 외교 관계 수립을 결정하는 데는 의회의 사전 승인이 필요하지 않다. 만약 그런 일이 생긴다면 그것은 한·미 동맹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이며, 한국은 그 속에서 어떻게 자신의 이익을 추구할 수 있을까. 가능한 여러 미래에 대비하기 위한 계획이 지금부터 마련돼야 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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