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 뒤 어지러우면 ‘혈당 스파이크’ 때문? 다른 원인도 있다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식사 후 1~2시간 안에 혈압이 비정상적으로 떨어지는 ‘식후 저혈압’이 나타나면 어지럽고 피로감이 느껴질 수 있다. 음식을 섭취한 뒤 혈당이 급격히 치솟는 현상을 가리키는 ‘혈당 스파이크’도 이와 비슷한 증상을 보이지만 원인과 기전이 다르므로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식후 저혈압은 식사를 한 뒤 소화기관으로 많은 혈류가 이동하는 과정에서 수축기 혈압이 20㎜Hg 이상 감소할 때 진단된다. 정상적인 상태라면 한쪽으로 혈액량이 집중되더라도 다른 장기나 신체 부위로 혈액을 보낼 수 있게 준비하는 능력이 충분해 평상시와 비슷한 수준의 혈압이 유지된다. 그러나 노인이나 파킨슨병, 당뇨병성 자율신경병증 환자처럼 자율신경계에 이상이 생기면 이런 조절 기능이 떨어져 혈압이 과도하게 떨어질 수 있다. 혈액은 소화기관으로 몰리는 반면 혈압을 유지하기 위해 심장 박동을 적절히 늘리고 혈관을 수축시키는 기능은 떨어져서 생기는 현상이다. 만일 혈압강하제까지 복용했다면 더욱 급격한 혈압 저하가 발생할 수 있는데, 특히 아침 식사 전 혈압약을 복용하는 경우 식후 저혈압이 더 잘 나타난다.
식후 저혈압이 생기면 어지럼증과 졸림, 피로감, 눈 앞이 흐려지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최근 혈당 변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주목을 끌고 있는 ‘혈당 스파이크’ 현상도 식사 후 피로감과 현기증, 집중력 저하, 두통 등이 동반될 수 있다. 혈당 스파이크는 식후 혈당 수치가 지나치게 상승하는 현상으로, 빈번하게 발생하면 혈당 조절을 위해 췌장에서 분비하는 인슐린 양이 과다해져 결국 인슐린의 혈당 조절 효과가 떨어지는 ‘인슐린 저항성’이 생길 위험이 커진다.
다만 혈당 스파이크와 식후 저혈압은 증상이 비슷해도 원인과 기전은 전혀 다르다. 감별을 위해선 먼저 혈압약 복용 여부, 고령이면서 어지럼증이 식사와 관련해 반복되는지, 당뇨병·고혈압·심장질환 병력이 있는지를 살펴본 다음 해당 요인이 있다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특히 나이가 많으면서 식후 저혈압이 있다면 갑작스러운 어지럼증 때문에 넘어지거나 머리를 부딪히는 사고 위험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식후 저혈압은 탄수화물 함량과 비율이 높은 식사 후에 증상이 심해지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소량씩 자주 식사하고, 고탄수화물 식사를 피해야 한다. 또한 식사 후 바로 눕지 않는 것이 좋으며 수분과 염분 섭취도 지나치지 않게 조절해야 한다. 유어진 세란병원 내과 과장은 “노년층은 식후 저혈압이 있으면 어지럼증을 피하려 식사 후 활동을 꺼리게 되는데, 이는 신체 활동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식사 후 어지럼증, 피로감이 자주 나타나는 경우 혈압약을 새로 바꿨거나 용량을 늘린 후 증상이 시작됐다면 의료진에게 알려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