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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사지구인 장동혁 “한동훈 징계 잘못됐다고 밝혀지면 정치적 책임지겠다” 사퇴론에 ‘배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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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인 작성일26-02-05 12:29 조회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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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사지구인 국민의힘 소장파 의원들이 2일 의원총회에서 당 지도부를 향해 한동훈 전 대표 제명 경위를 설명하라고 요구했다. 장동혁 대표는 제명 근거가 된 당원게시판 의혹에 대해 “경찰 수사를 통해 징계가 잘못된 것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 정치적 책임을 지겠다”며 진행 중인 경찰 수사에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당내에서 지도부 사퇴론과 재신임 투표론이 제기되자 장 대표가 경찰 수사 협조를 통해 돌파구 마련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권영진·김용태 의원 등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지도부를 향해 한 전 대표 제명 결정 경위 설명을 요구했다. 이날 의총은 지난달 30일 소장파 의원 모임인 ‘대안과 미래’가 요구해 소집됐다. 의총에는 김민수·양향자·조광한 최고위원 등 원외 지도부 인사도 참석했다.
대안과 미래 소속 권 의원은 의총장을 나가며 기자들과 만나 “한 전 대표 제명을 왜 했는지 (지도부가) 의원들에게 설명을 좀 해줘야 될 게 아니냐”라며 “갈등과 분열이 더 극심해지지 않았나. 당대표와 지도부가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또 “의원들이 무언가를 얘기하면 국회의원직을 걸라고 하는 등 막말은 제재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의총에서 말했다고 전했다. 친한동훈(친한)계 안상훈 의원은 “비판 의식을 가진 질문들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기자들에게 전했다.
대안과 미래 소속 김 의원은 의총장을 떠나며 기자들에게 “장 대표가 1년 전 한동훈 대표 시절 최고위원을 하셨을 때 언론에 당원게시판 문제가 별것 아니라는 뉘앙스로 해명했다”며 “대표가 되고 나서 제명을 결정하게 된 배경에 대해 국민들과 당원들이 납득할 만한 설명을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의총에서 발언했다고 전했다.
임이자 의원은 의총에서 김 의원이 처음 주장했던 지도부 재신임 투표를 공식 제안했다. 임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장동혁 지도부가 재신임된다면, 비토와 흔들기를 멈추고 장 대표를 중심으로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당에 헌신하겠다고 약속하겠나”라며 재신임 투표에 자신의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장직을 걸겠다고 했다.
장 대표는 의원들의 설명 요구에 “경찰 수사를 통해 문제를 털고 가겠다”고 말했다고 박성훈 수석대변인이 기자들에게 전했다. 장 대표는 “경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며 “당원게시판 문제는 하나의 IP로 천여 개의 댓글이 작성된 사안이다. 여론 조작이 핵심”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지도부를 향한 사퇴론이 일자 공을 수사기관에 넘기며 국면을 전환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곽규택 원내수석대변인은 의총을 마친 뒤 기자들에게 “당 지휘부가 제명 결정에 대해 균형이 안 맞는 결정을 한 게 아닌가 하는 의견이 있었던 반면, 당에서 한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말했다. 나경원 의원은 의총 도중 페이스북에 “각자의 선사후당 정치로는 당이 더 어려워지고 당원들의 마음과 민심만 더 얼어 붙을 뿐”이라고 적었다. 김미애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의 실정, 명청 대전으로 불안할 때, 우리 국민의힘이 신뢰와 희망을 드리는 대안정당이 돼야 한다”고 의총에서 밝혔다고 전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국회에서 당과 부동산 정책협의회를 마친 뒤 재차 지도부 사퇴론에 힘을 실었다. 오 시장은 “이른바 장동혁 디스카운트가 지방선거를 덮치지 않을까 염려된다”며 “명확하게 윤석열 전 대통령과 관계를 정리하고 나서 국민께 국민의힘 후보들을 선택해달라고 호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금, 황금, 그리고 또 황금…, 고개를 돌릴 때마다 눈에는 황금빛이 끊임없이 들어온다.
지난달 10일, 이집트 기자에 위치한 이집트 대박물관(Grand Egyptian Museum·GEM)의 투탕카멘실. 투탕카멘 무덤에 있던 유물 약 5400점을 그대로 옮겨온 이곳의 한 가운데에서는 투탕카멘의 황금 마스크 사진을 찍기 위해 세계 각지의 관람객 수십 명이 줄을 지어 기다리고 있었다. 검은 배경 속에서 조명을 받아 빛나고 있던 황금 마스크가 단연 인기를 끌었지만, 투탕카멘실의 다른 유물들도 마스크 못지않은 황금빛을 뿜고 있었다.
1992년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이 건립 계획을 밝힌 세계 최대 규모의 박물관 GEM은, 2024년 10월의 부분 개관을 거쳐 지난해 11월1일 정식으로 문을 열었다. 투탕카멘실은 공식 개관과 함께 문을 열었다. 이티원이 주최·주관하고 경향신문 후마니타스연구소가 후원하는 ‘이집트 문명탐사단’도 2026년 1차 여정에서 처음으로 투탕카멘실의 위용을 체험했다.
투탕카멘(Tutankhamen). 당시의 최고 신이던 태양신 아멘의 이름을 빌려 ‘아멘의 살아있는 형상’이라는 뜻을 지닌 이 파라오의 이름은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이집트에 깊은 관심이 없다면, 피라미드나 스핑크스와 같은 대형 유적이나 람세스, 클레오파트라 등 다른 파라오의 이름과 머릿속에서 뒤엉키게 된다. 피라미드와 스핑크스가 외계인의 작품이라거나, 투탕카멘의 무덤을 발굴한 이들이 목숨을 잃었다는 ‘투탕카멘의 저주’ 같은 자극적인 음모론은 두려움까지도 불러일으킨다.
이집트 문명탐사는 투탕카멘에 대한 잘못된 지식을 바로잡는 시간이기도 했다. 피라미드와 여러 시대의 무덤과 신전을 보면 고대 이집트의 공통적인 건축 및 표현 양식을 알게 되고, 곽민수 한국이집트학연구소장의 반복되는 설명을 들으면 고대 이집트사의 연대기도 정리된다. 고왕국 시대(기원전 27~22세기)에 성행했던 피라미드는 투탕카멘과 람세스 2세가 살던 신왕국 시대(기원전 15~11세기)와 전혀 다른 시기의 유적이라는 것도, 피라미드 내부에 잘 보이지 않던 벽화는 신왕국 시대 파라오의 무덤에서는 등장한다는 점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60여 년간 오래 재위했던 파라오인 람세스 2세는 많은 대형 유적과 업적으로 유명하지만, 투탕카멘은 업적이 적었던 탓에 역설적으로 유명해졌다는 사실도 배운다. 투탕카멘은 고대 이집트의 다신교 체제를 유일신교로 바꾸고 수도를 아마르나로 옮긴 파라오 아케나텐의 아들이자 후임 파라오였다. 아케나텐 사후 아마르나는 사실상 버려졌고, 다신교 체제와 수도(테베)는 모두 원상 복귀됐다. 파라오 즉위 때 10대에 불과했을 ‘이단아 아케나텐의 아들’ 투탕카멘보다는 그 주위의 신관 등 기존 기득권층이 회귀를 주도한 것으로 여겨진다. 투탕카멘은 재위 기간을 채 10년도 채우지 못하고 사망한다. 룩소르의 ‘왕들의 계곡’ 내의 투탕카멘 무덤에 남은 그의 미라를 보면 그 체구가 작아 측은한 마음마저 든다.
고대 이집트사에서 잊히는 듯했던 투탕카멘의 이름은 1922년 세계의 주목을 받게 된다. 미국의 하워드 카터에 의해 부장 유물이 거의 대부분 도굴되지 않은 투탕카멘 무덤이 발견된 것이다. 도굴은 현대인뿐 아니라 고대 이집트인들도 저질러 왔다. 파라오가 생전부터 크게 지었던 피라미드나 무덤에는 수많은 유물이 함께 묻혔는데, 유명한 파라오의 것일수록 도굴꾼의 먹잇감이 됐다. 후대 파라오가 선대 파라오 때 세운 신전 등의 유적을 찾아가 그곳에 새겨진 선대 파라오의 이름을 지우고 자신의 이름을 새기는 일도 많았다. 여느 파라오든 대체로 같은 표현 양식을 사용했던 고대 이집트에서 파라오의 존재감을 알릴 수 있던 장치는 고대 문자로 쓴 ‘이름’이었기 때문이다.
투탕카멘은 당대에 이름난 파라오가 아니었기에 도굴을 피한 채 수천 년간 화려한 유물을 품에 지킨 것으로 추측된다. 20세기 이전 유럽 열강의 발굴 경쟁에 유물의 유출을 막을 수 없었던 이집트는 투탕카멘의 유물만큼은 반출을 엄격하게 막았다. 그 덕에 GEM에서 투탕카멘 무덤의 부장 유물을 한데 모은 투탕카멘실을 만들 수 있었다. 투탕카멘 무덤 속 유물은 이집트 내에서 꾸준히 공개돼왔지만, GEM이 건립되기 전에는 모든 유물 약 5400점이 한 공간에서 동시에 전시되는 일은 없었다.
프랑스 파리 루브르박물관에서 ‘모나리자’가 관람객의 뜨거운 관심을 항상 받는 것처럼, 투탕카멘실에서는 황금 마스크가 주인공 격이다. 하지만 함께 전시된 유물들의 자태도 그에 못지않다. 러시아 인형 마트료시카처럼 투탕카멘의 미라는 황금관 1개와 목제 금박관 2개, 석관 1개와 성소 4개로 겹겹이 보관됐다. 투탕카멘의 얼굴을 덮은 마스크와 무덤까지 치면 10중으로 매장한 것이다. 사람 모양의 관에는 세밀하게 파낸 선들이 정교한 무늬를 이뤘다. 무늬가 이룬 작은 공간마다 배치된 푸른색과 붉은색, 하늘색이 화려함을 더했다. 관을 여러 겹으로 담았을 대형 성소는 그 높이가 현대인보다도 훌쩍 컸다.
투탕카멘이 앉았을 의자에는 그의 아버지 아케나텐이 열었던 ‘아마르나 시대’의 표현 양식이 남아 있다. 등판의 가운데 상단에선 투탕카멘 즉위 당시 유일신이던 아텐이 아래로 광선을 뿜고, 그 아래 왕좌에 앉은 투탕카멘의 몸에 왕비가 기름을 바르고 있다. 한쪽 팔을 의자 뒤편에 괴고 있는 투탕카멘의 모습은 역시 고대 이집트의 전형적인 표현과는 다르다. 왼쪽 손잡이에는 투탕카멘의 옛 이름 투탕카텐(아텐의 살아있는 형상)이 적혔다. 물론 의자를 휘감고 있는 금빛이 강렬해 이런 표현을 놓치기에 십상이다. 나무와 금 외에도 은과 붉은빛의 보석인 홍옥수, 상아 등이 쓰인 호화 유물이다.
나무로 만든 6척의 배는 파라오가 사후에 태양신 라처럼 하늘을 건너 사후세계를 항해하라는 의미로 함께 묻혔다. 낮에 탈 주간용 배 ‘마아네제트’와 밤에 탈 야간용 배 ‘메세케테트’를 함께 묻었다. 한참 시든 꽃다발은 어쩌면 투탕카멘실에서 가장 형체가 불분명한 유물이지만, 오래도록 변하지 않는 유물들 사이에 쉽게 시드는 꽃을 왜 놓았는지를 상상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GEM의 볼거리는 투탕카멘실 외에도 많다. 길이 44m에 이르는 ‘태양의 배’를 위한 별도 전시관인 ‘쿠푸의 배 박물관’도 지난해 11월 공식 개관 때 처음 문을 열었다. 태양의 배는 파라오 쿠푸의 대피라미드 남쪽 면에서 1954년 발굴됐다. 쿠푸의 후계자였던 파라오 제데프라가 사후의 쿠푸를 위해 만든 것으로 여겨진다. 투탕카멘실의 배처럼, 쌍을 이루는 또 다른 태양의 배가 가까이에 묻혀있으리란 추측이 있었다. 추측은 1987년 일본 와세다대 조사팀이 ‘제2의 태양의 배’가 묻힌 구덩이를 발견하면서 사실로 드러났다. 전시관에서는 이미 복원된 제1의 태양의 배와 함께 보존처리 중인 제2의 태양의 배를 볼 수 있는데, 공중에 떠 있는 듯한 배는 크기만으로도 압도적이다.
본관 건물 가운데를 가로지르는 오르막 계단(Grand Staircase)에는 각 시대를 대표하는 파라오들의 조각이 줄지어 서 있다. 무빙워크를 타고 파라오들을 살피다 끝에 다다르면 쿠푸의 대피라미드와 카프라의 피라미드 전경이 눈에 보인다. 기자의 대피라미드군을 조망할 수 있도록 한 의도가 설계에 반영됐다. 메인 전시실은 고대 이집트의 연대를 네 기간으로 나눠 각 기간별로 왕족의 생활상, 다신교 신앙, 사회상을 살피도록 총 12개의 전시실로 구성됐다.
전시실의 많은 유물을 보면서도 고대 이집트의 유구한 역사를 가늠할 수 있지만, 이집트 문명탐사는 그보다 더 많은 피라미드와 무덤, 신전을 보며 피상적이던 고대 이집트와 더욱 가까이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렇게 많은 유적과 유물을 보고서도 ‘아직 다 보지 못했다’는 미련이 남았다.
아케나텐과 투탕카멘실을 품은 GEM만을 소개한 것은, 2020년부터 진행된 ‘이집트 문명탐사’에서 수많은 피라미드와 무덤, 신전에 직접 들어가는 일정이 기본 중 기본이기 때문이다. 매번 새로운 일정과 경험이 함께하는 이집트 문명탐사는 시간과 비용을 들이는 수고를 할 만한 값어치가 있다.
시집 <님의 침묵>이 세상에 나온 지 100년이다. 시인이고 선승이며 절세의 항일투사인 만해 한용운(1879~1944)은 1925년 8월 오세암에서 <님의 침묵>을 탈고했다. 그리고 이듬해 5월20일 회동서관에서 출간했다. 그의 나이 48세였다. 동인지 ‘창조’ ‘폐허’ ‘백조’ 등이 속속 출현했고, 시인들이 몰려다니며 서양에서 들어온 신시들을 뜯어보고 흉내 내던 시기였다.
문인들이 떼 지어 술집과 다방 등을 전전할 때 3·1독립선언의 민족대표였던 만해는 3년간 옥살이를 했다. 하루하루가 지옥이었지만 변호사를 대지 말 것, 사식을 들이지 말 것, 보석을 요구하지 말 것 등 세 가지를 당부하고 이를 실천했다. 1921년 출옥해서도 항일운동의 현장에 있었다. 그러다 문득 오세암에 들었다. 오세암은 백담사에서도 산길을 3시간은 족히 올라가야 나온다. 만해는 인적 끊긴 적막한 공간에서 고독과 마주 앉아 붓을 들었다. 질풍노도의 삶에 지쳤기에 고독이 찻물처럼 따뜻했을 것이다.
일찍이 경허 스님은 연암산 천장암의 한 평짜리 방에서 깨달음을 얻었고, 그 불광으로 암흑기의 조선불교를 구해냈다. 만해 또한 오세암 작은 밀실에서 석 달 동안 88편의 시를 지어 민족 문학사에 길이 남을 시집을 완성했다. 당시 문단은 외면했지만 산을 내려온 만해의 시들은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해져 시 폭풍을 일으켰다. <님의 침묵>은 옥중 생활과 거친 항일투쟁에도 자신을 지킨 설중매(雪中梅)요, 지식인 변절자들이 우글거리는 시궁창에서 피어올린 연꽃이었다. 3·1혁명의 맥박이, 만해가 지은 <불교대전>의 가르침이 들어 있다.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작은 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황금의 꽃같이 굳고 빛나던 옛 맹세는 차디찬 티끌이 되어서 한숨의 미풍에 날아갔습니다./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은 나의 운명의 지침을 돌려놓고 뒷걸음쳐서 사라졌습니다./ 나는 향기로운 님의 말소리에 귀먹고 꽃다운 님의 얼굴에 눈멀었습니다 (…)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아아, 님은 갔지만은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제 곡조를 못 이기는 사랑의 노래는 침묵을 휩싸고 돕니다.”
100년이 지났건만 시어들이 싱싱하다. 산문시임에도 운율이 시들지 않아서 모국어가 살아 꿈틀거린다. “만해의 직관은 돌처럼 단단해서 맞으면 시의 이마에서 지금도 피가 솟는다.”(서해성) <님의 침묵>에 실린 시 88편은 ‘님의 침묵’을 주제로 한 연작시라 할 만하다. 시마다 닮은 듯 다른 표정으로 독자의 시선을 끌어당긴다. 어린아이도 읽으면 무언가를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주억거리지만 정작 해설을 하려면 대가들도 호흡을 가다듬어야 한다.
만해가 남긴 님은 무엇인가. 읽는 사람마다 다르다. 민족, 애인, 조국, 절대 자유, 중생, 무아 등 다양하다. 만해는 머리말인 ‘군말’에서 님의 윤곽을 잡아준다. “‘님’만 님이 아니라 기룬(그리운) 것은 다 님이다. 중생이 석가의 님이라면 철학은 칸트의 님이다. 장미화(薔薇花)의 님이 봄비라면 마치니(이탈리아 혁명가)의 님은 이태리다.” 그의 시조 ‘무제1’을 살펴보면 더 분명해진다. “이순신 사공 삼고/ 을지문덕 마부 삼아/ 파사검(破邪劍) 높이 들고/ 남선북마(南船北馬) 하여볼까/ 아마도 님 찾는 길은/ 그뿐인가 하노라”. 이로써 만해의 님은 일제에 빼앗긴 조국이며, 또 그 안에서 고통받고 있는 민족임이 분명하다.
만해가 그려낸 님은 ‘간절한 그리움’의 변형이기에 지난 100년 동안 사랑을 받아왔다. <님의 침묵>에 실린 시들은 신비롭고 묘하다. “읽을 때마다 다른 곳에 밑줄을 긋게 한다. 그런 점에서 영원한 사랑의 경전이다.”(윤제림) 만해는 단 한 권의 시집만을 남겼지만 <님의 침묵>이 없었다면 근대 시문학사의 첫 장이 초라했을 것이다.
만해는 해방을 보지 못하고 1944년 영양실조로 세상을 떠났다. 지금 망우리 역사문화공원 내 묘지에 묻혀 있다. 불멸의 정신적 유산을 남겼지만 형편은 늘 어려웠다. 올봄에는 <님의 침묵> 100주년 행사가 곳곳에서 펼쳐질 것이다. 평생 궁핍했으니 행사들이 풍성했으면 좋겠다. 시인의 나라답게 격조 높은 축제를 기대해본다. 이왕이면 남과 북이 함께 만해를 기리는 따뜻한 봄날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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